저는 그야말로 안전제일주의자입니다. 사랑을 반대하는 모든 주장 중에서 제 본성에 가장 크게 호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조심하라! 그것이 너를 고통에 빠뜨릴지도 모른다"는 말입니다.

 제 본성과 기질에는 호소합니다. 그러나 제 양심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한 호소에 응할 때면, 저는 제 자신이 그리스도와 수천 마일 떨어진 느낌이 듭니다. 제가 확신하는 한 가지는, 그분의 가르침이 안전한 투자와 유한책임을 좋아하는 저의 선천적 선호도를 결코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부서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최고 지혜라고 한다면, 일단 그렇다고 가정한다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런 지혜를 제공해주시는 분일까요? 그렇지 않음이 분명합니다. 그리스도께서도 결국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외치시는 자리까지 가셨습니다.

 안전한 투자란 없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받을 수 있는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행위입니다. 무엇이든 사랑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마음은 분명 아픔을 느낄 것이며, 어쩌면 부서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아무 손상 없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다면,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취미와 작은 사치로 조심스럽게 감싸 두십시오. 또 모든 얽히는 관계를 피하십시오. 마음을 당신의 이기심이라는 작은 상자 안에만 넣어 안전하게 잠가 두십시오. 그러나 그 작은 상자 안에서도 그것은 변하고 말 것입니다. 부서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깨뜨릴 수 없고 뚫고 들어갈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 것입니다. 비극을 피할 유일한 길은 영혼의 멸망입니다. 천국을 제외하고, 여러분이 사랑의 모든 위험과 동요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지옥뿐입니다.

 우리는 모든 사랑에 내재해 있는 고통을 피하려고 애씀으로써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분께 바침으로써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만일 우리 마음이 부서질 필요가 있다면, 만일 그것이 그분이 선택하신 방법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그 길을 감수해야 합니다.


- C. S. 루이스, 「네 가지 사랑」, 홍성사, 205-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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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림/에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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